그러던 10월 25일 아침이였다.
일군들은 긴 탁상에 앉아 원고를 한장씩 읽고 곁사람에게 넘겨주는 방법으로 륜독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원고의 첫장을 받아 제목을 읽어보는 일군들은 저도 모르게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제목만 보아도 그이께서 글에서 다루신 주제령역이 심오한 철학문제라는것을 대뜸 짐작할수 있었기때문이였다.
바쁜 현지지도의 길에서, 그나마도 간밤 몇시간사이에 이런 글을 쓰시였던것이다.
처음부터 놀라운 심정에 잡혀 원고장이 넘어오는 족족 받아읽는 일군들은 어느사이에 무아경에 빠져버렸다.
자자구구가 주옥같은 명제인 원고에서는 우선 주체철학을 유물변증법과 결부시켜 해석하려는 일부 사회과학자들의 견해의 부당성이 사리정연하게 밝혀지고 주체철학의 독창성이 과학리론적으로 깊이있게 론증되여있었다.
다음으로 주체철학이 밝힌 사람의 본질적특성을 진화론적, 생물학적견지에서 고찰하려는 비과학적인 역설이 심오히 분석비판되여있었고 또 그 다음으로는 새 사회건설의 3대개조사업 즉 인간개조, 사회개조, 자연개조사업에서 나서는 근본문제들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주어져있었다. 원고는 그야말로 대걸작, 대명작이였다.
그런데 이런 걸작품을 그토록 짧은 시간에 집필탈고하신것은 도무지 믿기 어려운 사실이였다. 한 일군이 스스럼없이
나는 일을 하면서 늘 사색한다. 그러다가 현실적으로 해답을 주어야 할 문제가 제기되면 그때부터 일을 하면서 머리속으로 글을 쓴다. 밥을 먹으면서도 문장을 만들고 길을 걸으면서도 문맥을 이어나가며 차안에서도 문제를 세우고 사업을 토의하면서도 짬짬이 내용을 전개해나간다. 이렇게 머리속으로 글을 써서는 그것을 외워둔다. 내가 정작 방에 앉아 글을 쓰는 시간은 머리속에 써서 외워둔 그 글을 종이에 옮겨놓는 시간이다. 말하자면 필사시간이다. …
그제야 속필의 비결을 알게 된 일군들은
그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