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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불에 깃든 사연

    항일의 녀성영웅 김정숙동지께서는 주체37(1948)년 가을 어느날 밤 창가에 서시여 가을빛이 짙어가는 정원의 밤풍경을 보시며 올겨울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 좋은 이부자리를 마련해드려야 하겠다고 생각하시였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어느날 김정숙동지께서는 평양시안의 여러곳을 돌아보시면서 비단천 몇자를 사오시였다. 그러시고는 짬만 있으면 그림을 그리시였다.

    며칠동안 무엇인가 깊이 생각하시며 그림을 그리시더니 하나씩하나씩 따로 그려놓은 그림들을 일정한 간격으로 조화롭게 펴놓으시였다.

    그것은 하나의 아름다운 꽃장식이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그것을 몇번이고 보고 또 보시더니 원탁우에 놓여있는 어항속의 금붕어를 그림의 한복판에 그려넣으시였다.

    무척 호기심이 동한 한 녀성일군이 김정숙동지의 그림솜씨를 놀라운 눈길로 바라보다가 언제 그림공부를 하셨기에 이렇게 그림을 잘 그리시는가고 물었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언제 그림공부를 했겠는가고 하시면서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집도 없고 잠자리도 없는 산속에서 눈비를 맞으시며 열다섯해동안을 싸우시였다고, 잠자리에 드실 때에도 단 한장밖에 없는 모포마저 어린 대원들에게 돌려주시고 자신께서는 불무지곁에서 밤을 새우시였다고, 그러하신 수령님의 모습을 뵐 때마다 제일 가슴아픈것은 그이를 잠시나마 따뜻한 온돌방에 모시고 폭신한 이불 한자리 드리지 못하는것이였다고 말씀하시였다. 계속하시여 김정숙동지께서는 이젠 나라도 찾고 우리 세상이 되였으니 오래동안 간직해온 그 소원을 풀어보자고 이렇게 이불을 만들기 시작하였다고, 아직 나라살림이 넉넉치 못해 천은 그리 좋은것은 못되지만 정성껏 수를 놓아 만들려고 하는데 잘되겠는지 모르겠다고 조용히 말씀하시였다.

    그림이 다 되자 김정숙동지께서는 비단천을 수틀에 메우시고 오리오리 정성을 담아 한뜸한뜸 수를 놓으시였다. 그러나 많은 일을 돌보시느라 시간이 없으시였던 김정숙동지께서는 주로 밤시간에 수를 놓으시였으며 어떤 때는 새벽 2시가 넘도록 수를 놓기도 하시였다.

    어느날 밤늦도록 수를 놓으시는 김정숙동지께 한 녀성일군이 좀 쉬면서 하시라고 말씀드렸다.

    시간가는줄 모르고 수를 놓으시던 김정숙동지께서는 그제서야 허리를 펴시고 그림들을 세세히 살펴보시면서 이렇게 시작해놓고보니 생각이 더 깊어진다고, 여기엔 후대들도 우리의 념원을 그대로 받아안고 장군님을 받들어모시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도 함께 들어있다고 말씀하시였다.

    밤잠도 휴식도 잊으시고 수를 놓으신 김정숙동지께서는 며칠후 드디여 꽃이불을 완성하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온갖 정성을 고여 만든 꽃이불을 반듯이 펴놓으시고 자그마한 흠집이라도 있을세라 보고 또 보신 다음 그 이불을 수령님의 침대에 정히 펴놓으시였다.

    그날도 자정이 훨씬 넘어서야 저택에 들어오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침대우에 놓여있는 새 이불을 보시고 묻는듯한 시선을 김정숙동지께로 돌리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다소곳이 머리를 숙이시며 산에서 싸울 때 눈보라와 비바람속에서 장군님을 따뜻이 모셔드리지 못해 가슴아팠는데 나라를 찾은 오늘 그 소원을 풀어보자고 곱지는 못하지만 자신의 손으로 수를 놓아 하나 만들었다고 조용히 말씀드리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한동안 꽃이불을 내려다보시다가 감동깊은 어조로 그 마음이 정말 고맙다고 뜨겁게 교시하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김정숙동지의 한없이 고결한 충정의 마음이 담긴 그 이불을 조국해방전쟁의 그 엄혹한 나날에도, 전후에도 더없이 귀중히 여기시며 오래도록 애용하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