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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령집작은딸》

    항일의 녀성영웅 김정숙동지께서는 어린시절부터 마을사람들을 위하여 일을 찾아하군 하시였으며 일제식민지통치밑에서 신음하는 그들의 슬픔과 불행을 가셔주기 위하여 마음쓰시였다.

    마을에는 공동으로 쓰는 우물이 하나 있었는데 어리신 김정숙동지께서는 우물주변에 깔아놓은 자갈이 흩어질세라 자주 바로잡아놓으시고 물도랑에 나무잎이 떨어질세라 걷어내군 하시였다. 그리고 추운 겨울날 우물가에 얼음이 얼어붙으면 김정숙동지께서는 부엌아궁이에서 뜨거운 재를 퍼다가 얼음판에 펴기도 하시고 함박눈이 내리면 우물가의 눈을 말끔히 쓸어놓기도 하시였다.

    어느날 어머님을 따라 빨래터에 가셨던 어리신 김정숙동지께서는 며칠전 목재소에서 일하던 남편을 잃은 녀인이 우는 아이를 업고 빨래를 하는것을 보시고는 그 아이를 업으시고 버들피리를 불어주기도 하시고 들꽃도 꺾어 손에 쥐여주시며 빨래가 끝날때까지 아이를 봐주시였다. 그후에도 김정숙동지께서는 그 집에 자주 들리시여 아이도 봐주시고 산나물도 캐서 가져다 주시였다. 어느날에는 애기가 손가락을 앓는다는것을 아시고는 꽈리를 가져다 치료도 해주시며 애기어머니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려고 마음쓰시였다.

    어느해 봄날이였다. 아침일찌기 산에 올라가 나물을 캐가지고 오시던 김정숙동지께서는 산밑에 있는 외딴집에서 흘러나오는 애기의 울음소리를 들으시였다. 혹시 집안에 애기가 혼자서 누워있는것이 아닐가 하고 생각하신 김정숙동지께서는 손기척을 내시고 조용히 문을 여시였다. 방에서는 그 집 녀인이 배고파 보채는 애기에게 빈 젖을 물린채 누워서 앓고있었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지체없이 산나물바구니를 내려놓으시고 마당에 나가 나무를 날라다 부엌아궁에 불부터 때주시였다. 그러시고는 캐오신 산나물로 죽을 쑤어 앓는 녀인에게 대접하고 남은 산나물을 다 다듬어 아침거리까지 마련해주시고서야 집으로 돌아오시였다.

    이 모든 이야기들은 그이께서 10살이전의 어리신 나이에 보여주신 하많은 소행들중의 일부이다.

    아직은 남을 생각하기에는 너무도 어리신 나이에 불쌍한 사람들에 대한 동정심을 초월하여 그들을 위해주고 도와주는것을 응당한 일로 여기시는 어리신 따님의 소행은 집안식구들을 기쁘게 하였으며 동네사람들의 가슴속에서 수심을 가셔주군 하였다.

    마을사람들은 동무들과 이웃들을 위하시는 마음이 지극하신 김정숙동지를《회령집작은딸》이라고 정담아 부르군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