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김정숙동지께서는 불에 쪼인 참대를 휘여 활의 기본부분을 만드시고 참대활에 맬 줄을 굵은 실로 촘촘히 꼬신 다음 초를 먹이시였다. 그리고 축음기바늘을 꽂은 화살까지 여러개 준비해주시였다. 어머님께서 손수 만들어주신 활을 기쁜 마음으로 받으신 어리신 장군님께서는 그 다음날부터 활쏘기훈련을 시작하시였다.
어느날 빨래줄을 받치고있던 장대를 과녁으로 삼고 부지런히 활쏘기를 하시는 어리신 아드님의 모습을 먼발치에서 지켜보시던 김정숙동지께서는 천천히 다가가시여 자신께서 한번 쏘아보자고 말씀하시였다. 어리신 아드님으로부터 활과 화살을 받아드신 김정숙동지께서는 싸리화살을 활줄에 먹이시고 지그시 잡아당기신 다음 활을 하늘높이 쳐드시였다가 천천히 아래로 내리시며 슬쩍 활줄을 놓으시였다.
순간 화살은 휙―하는 소리를 내며 날아가더니 장대에 면바로 꽂히였다.
어머님의 활쏘는 모습을 바라보시던 어리신 장군님께서는 환성을 올리시였다.
그러시더니 어머님께 화살을 하나 더 드리시며 또 쏘아보시라고 청을 드리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또다시 화살을 날리시였다. 두번째 화살도 어김없이 장대에 명중되였다.
한동안 장대에 박힌 화살을 신기하게 바라보시던 어리신 장군님께서는 문득 어떻게 하면 어머님처럼 활을 잘 쏠수 있는가고 물으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그러시는 아드님을 사랑어린 눈길로 바라보시며 활을 쏠 때에는 저 목표를 장대로 여기지 말고 살아있는 원쑤놈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내가 저놈을 못맞히면 저놈이 나에게 덤벼들수 있다고 생각하고 잘 겨냥해서 침착하게 쏘아야 한다고 어리신 아드님께 명궁술의 기본비결에 대하여 힘주어 강조하시였다. 이어 명사수가 되자면 사격련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한두번 쏘아보고 맞으면 만세를 부르고 못맞으면 락심하여 집어던져서는 안된다고 일깨워주시면서 하루에 20놈씩 쏘아눕히는 련습을 해보자고 힘을 주시였다. 그날밤 김정숙동지께서는 신문지 절반만 한 흰종이우에 먹으로 안경쟁이일제놈을 그리시였다. 활쏘기훈련에 쓸 목표판이였다.
이때 저택에 와있던 한 녀인이 웃음어린 목소리로 진짜 활쏘기도 아닌데 이렇게 품들여 목표판을 만들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김정숙동지께서는 정색한 표정으로 우리가 일제놈들을 쳐부셨지만 아직은 조국의 절반땅밖에 해방하지 못했다고 하시면서 어린이들이 자라서 아버지장군님의 뜻을 이어 혁명을 계속하고 최후승리를 이룩하도록 하려면 유희 하나를 통해서도 어린이들의 가슴속에 원쑤를 잊지 않으며 원쑤와 끝까지 싸워이길 굳센 각오와 결심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시였다.
어리신 아드님의 가슴속에 총대를 사랑하는 정신을 심어주실 때에는 물론 일상 생활속에서 놀이감을 하나 마련해주시여도 빨찌산의 아들답게 비범한 예지, 탁월한 령군술과 함께 백발백중의 명사격술을 지닌 민족의 영웅으로 훌륭히 자라기를 바라고 또 바라신 백두산녀장군의 한없이 숭고한 념원과 기대가 그 뜨거운 말씀속에 깃들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