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의 녀성영웅 김정숙동지께서는 어리신 아드님께 싸움은 총만 가지고 하는것이 아니라 머리를 써야 한다고 늘 가르치시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체37(1948)년 10월 어느날 밤에도 김정숙동지께서는 아드님에게 항일무장투쟁시기의 전투이야기를 들려주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깊은 감회에 잠겨계시다가 조용히 이야기를 시작하시였다.
눈이 많이 온 추운 날이였다.
우리 유격대원들이 줄을 지어 밀림속을 행군하고있었지.
그런데 갑자기 왜놈 《토벌대》가 달려들었다.
...
놈들이 얼마나 되는가를 알아보신 아버지장군님께서는 대원들에게 곧 전투준비를 하도록 명령하시였다.
놈들과 한바탕 전투를 하실 작정이였다.
바로 그때 앞에서도 적들이 나타났다는 련락이 왔다.
대원들은 모두 가슴을 조이며 아버지장군님을 바라보았다.
아버지장군님께서는 조성된 정황을 순식간에 간파하시고 태연한 기색으로 시계를 보시더니 대원들에게 한줄로 서서 조용히 옆으로 빠져나가도록 하시고 맨 나중에 선 대원에게는 소나무가지로 눈을 쓸어서 발자국을 지우라고 명령하시였다.
항일유격대원들이 감쪽같이 옆으로 빠져나간줄도 모르고 뒤따르던 일제놈들이 총을 쏘며 돌격해왔다.
앞에서 마주오던 일제놈들은 또 그놈들대로 그 총소리를 유격대의 총소리로 알고 미친듯이 달려들었다.
결국 제놈들끼리 맞붙어 총질을 하여 거의다 죽고말았다.
그날 김정숙동지께서 어리신 아드님께 들려주신 전투담은 이런 내용의 이야기였다.
그이께서 전투장면들을 어찌나 생동하게 펼쳐놓으시였던지 어리신 장군님께서는 숨소리마저 죽여가며 들으시였다.
어리신 장군님께서는 아버님과 어머님은 그때 어디 계셨는가고 물으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사랑하는 아드님의 호기심어린 물음에 《옆에 있는 산꼭대기에서 놈들이 싸우는것을 구경했단다.》라고 하시며 《싸움에서 이기려면 언제나 대장이 머리를 잘 쓰고 대담하게 지휘해야 한다.》라고 마디마디 힘을 주어 가르쳐주시였다.
어리신 장군님께서는 어머님에게 나도 아버님처럼 싸우겠어요. 그러면 언제나 이길수 있지요라고 확신에 넘쳐 말씀하시였다.
이처럼 령장의 슬기를 키워주시려는 항일의 녀성영웅 김정숙동지의 불같은 열정과 세심한 보살피심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