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22(1933)년 겨울에 일제는 기어이 유격구들을 압살해버리려고 주검우에 주검을 덧쌓으면서 검질기게 밀려들었다.
혁명조직에서는 적들의 더욱 악랄해지는 《토벌》공세에 대처하여 유격구인민들을 보다 안전한 지대로 이동시키기로 하였다.
주체22(1933)년 12월 하순 항일의 녀성영웅 김정숙동지께서는 선두대렬을 이끄시고 목적지를 향해 떠나시였다.
그런데 뒤에 떠난 대렬이 한창 산을 톺아 오르고있을 때 100여명의 《토벌대》놈들이 그들을 발견하고 추격하기 시작하였다.
적들의 기습을 받은 인민들은 위험에 빠졌다.
바로 이때 뒤의 산봉우리에서 유격대의 힘찬 돌격나팔소리가 울려퍼졌다.
갑자기 저들의 등뒤에서 울려퍼지는 유격대돌격나팔소리에 공포와 혼란에 빠졌던 적들은 방향을 바꾸어 나팔소리가 울리는 쪽에다 대고 미친듯이 총질하기 시작하였다.
사실 그 나팔소리는 유격대가 아니라 8구아동단 분단장이며 아동단나팔수인 김정숙동지의 동생 김기송동지께서 적들을 자기에게로 유인하기 위하여 부신 나팔소리였다.
조직으로부터 적정을 살필 임무를 받고 산봉우리로 오르시다가 인민들의 뒤를 따르는 놈들을 발견하신 김기송동지께서는 유격대나팔을 부시여 적들의 눈길을 자신에게로 돌리시였던것이다.
위기에 처하였던 인민들은 그 틈을 타서 산을 톺아올라 안전한 지대로 피신하였다.
비발치는 총탄속을 뚫고 달리시며 계속 나팔을 부시던 김기송동지께서는 그만 원쑤의 총탄을 맞고 눈우에 쓰러지시였다.
그러나 그 시각 김기송동지께서 희생된데 대하여 근거지인민들은 누구도 알지 못하였다.
유격구혁명조직을 통해 뜻밖의 비보를 받으셨을 때 김정숙동지께서는 너무도 놀랍고 절통하시여 한순간 휘청거리는 몸을 가누지 못하시였다.
숙영지에서는 유격대원들과 인민들, 아동단원들의 참가밑에 김기송동지의 추도식이 엄숙히 거행되였다.
추도사가 끝나자 김정숙동지께서는 잠든듯 조용히 누워있는 사랑하는 동생의 모습을 가슴에 새기시며 수많은 군중을 적의 추격에서 구원한 기송이는 비록 죽었으나 그의 혁명정신은 영원히 살아 꽃피리라고 생각한다고, 기송이는 희생되였으나 적의 《토벌》로부터 구원된 열, 백의 기송이가 혁명을 위해, 조국의 해방을 위해 희생된 기송이의 몫까지 합쳐 싸울것이며 해방된 조국땅으로 돌아갈 날은 반드시 올것이라고, 유격구사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렬들의 뜻을 이어 끝까지 유격구를 지켜내자고 말씀하시였다.
동생과의 영결의 시각 김정숙동지께서는 울음을 증오로 바꾸고 동생의 몫까지 합치여 원쑤를 쳐부시겠다고 하시며 일제를 끝까지 쳐부시고 조국을 찾고야 마실 굳은 결의를 다지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크나큰 슬픔과 아픔을 증오로 이겨내시며 결연히 일어서시여 사랑하는 동생이 목숨으로 구출한 혁명군중을 이끄시고 목적지로 떠나시였다.
그 길은 사랑하는 혈육들을 무참히 살륙한 불구대천의 원쑤 일제에 대한 천백배의 복수를 다짐하며 걷는 혁명의 길, 투쟁의 길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