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만년의 유구한 력사와 찬란한 문화전통을 가지고있는 우리 민족은 세상에 자랑할만한 수많은 물질문화적재부를 창조하여왔다.
그 가운데는 형태와 무늬장식이 독특하고 뛰여나 세상에 널리 알려진 고려종도 있다.
고려종은 구조형태와 무늬장식에서 다른 나라의 종들과 구별되는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있다.
고려종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구조형태가 웅장한것이다.
첫째로, 종을 매달기 위한 걸고리가 한마리의 룡으로 형상된 단룡두형식으로서 그 형상이 생동한데서 찾아볼수 있다.
고려종의 걸고리는 제작시기는 서로 달라도 하나같이 걸고리가 한마리의 룡을 형상한 단룡두형식으로 되여있다.
그렇기때문에 걸고리를 흔히 《룡두》라고 부른다.
고려종의 룡두는 몸을 《∩》모양으로 구부리고 입은 크게 벌리며 대가리를 숙이거나 앞으로 내민것, 몸체를 《S》모양으로 구부리고 입을 크게 벌리며 대가리를 앞으로 내민것, 음통에 몸체를 휘감고 대가리를 우로 쳐들며 한쪽발을 앞으로 내밀거나 우로 쳐들고 다른 한쪽발을 뒤로 뻗치거나 쳐들고있는것 등 각이한 형태를 취하고있다.
그리고 같은 형태의 룡두라고 해도 입에 온갖 재주를 다 부린다는 여의주를 물고있는것과 물고있지 않은것, 혀를 길게 내민것과 내밀지 않은것, 몸에 불날개가 있는것과 없는것, 앞발이나 뒤발의 발바닥에 여의주가 놓여있는것과 없는것을 비롯하여 그 자태가 매우 다양하다.
또한 대가리우에 돋아난 뿔과 툭 튀여나온 눈알, 날카로운 이발과 예리한 발톱, 흩날리는 갈기와 비늘돋친 몸체 등의 형상은 사납고 용맹한 룡의 모습을 더욱 생동하게 부각시켜주고있다.
둘째로, 룡두뒤에 반드시 소리의 색갈을 아름답게 하여준다는 원통형의 음통이 세워져있는데서 찾아볼수 있다.
셋째로, 종몸의 형태가 아름답고 풍만한데서도 찾아볼수 있다.
고려종의 종몸은 대체로 고뿌를 거꾸로 놓은것과 비슷한 형태로서 전반적으로 균형이 잘 잡히고 어깨에서부터 아구리까지 완만한 곡면을 이루어 배부른감을 주며 원형의 아구리는 안으로 약간 오무라들어 종몸이 보다 풍만한 느낌을 안겨준다.
고려종의 특징은 다음으로 무늬장식이 섬세하면서도 화려한것이다.
첫째로, 종몸의 중심부분에 비천상, 불상과 같은 조각상들이 부각되여있는데서 찾아볼수 있다.
고려종들의 종몸에는 대부분 비천이나 불상들이 새겨져있는데 시기에 따라 비천상만을 새긴것도 있고 불상만을 새긴것도 있으며 비천상과 불상을 함께 새긴것도 있다.
비천상들은 뭉게뭉게 피여나는 구름이나 련꽃우에 무릎을 꿇고 앉아 천의를 가볍게 휘날리며 비파, 저대, 장고와 같은 악기를 연주하거나 그에 맞춰 춤추는 모습으로 또는 두손으로 향로를 받쳐들고 공양하는 모습으로,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날아예는 아름다운 녀성들로 형상되였다.
불상들은 련꽃대좌우에 두광과 신광을 배경으로 하여 결가부좌의 자세로 앉아있거나 서있는 모습으로 형상되였는데 일부 불상들의 머리우에는 천개같은것도 새겨져있다.
둘째로, 종몸에 련꽃, 모란, 보상화와 같은 아름다운 꽃무늬들과 넝쿨무늬, 번개무늬 등 여러가지 무늬들로 화려하게 장식한데서도 찾아볼수 있다.
고려종에서 무늬는 주로 종몸의 중심에 부각된 비천이나 불상들을 기준으로 하여 그 웃부분과 아래부분에 장식되여있는데 그것을 어깨띠, 아구리띠, 유곽, 당좌라고 부른다.
어깨띠와 아구리띠는 줄무늬와 구슬무늬로 테를 두르고 그안에 련꽃넝쿨무늬, 모란넝쿨무늬, 보상화넝쿨무늬를 새긴것도 있고 반원형무늬를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하고 그안에 련꽃잎을 새긴것도 있으며 넝쿨무늬, 번개무늬만을 새긴것도 있다.
이러한 무늬들은 그 형상이 매우 다양할뿐아니라 섬세하게 묘사되여있어 종의 아름다움을 한층 돋구어주고있다.
유곽은 어깨띠에 잇대여 대칭으로 4곳에 배치되여있는데 무늬는 대체로 어깨띠와 같은 무늬이다.
유곽안에는 련꽃봉오리나 젖꼭지모양의 9개의 유가 3단 3렬로 질서정연하게 배치되여있다.
당좌는 련꽃 또는 보상화무늬를 형상하였는데 비천이나 불상들사이에 두개 또는 네개가 대칭으로 배치되여있다.
이처럼 고려종은 구조형태적으로나 무늬장식에서의 높은 조형예술성과 세련된 조각솜씨로 하여 당시 우리 인민들의 뛰여난 창조적재능과 높은 예술적창발성을 잘 보여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