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28(1939)년 7월 어느날
김정숙동지께서는 컴컴한 수림속이며 비탈과 골짜기는 물론 벼랑까지 톺으시며 송진과 가문비진을 긁어다가 불에 녹여 환자의 부어오른 손과 발등에 붙여주시고 열을 내리는데 효과가 있는 산열매와 약초들을 뜯어다 밤새 달여 환자의 입에 떠넣어주시였다. 온 산판을 톺고나면 지칠대로 지치군 하시였다. 그러나 밤에는 밤대로 환자의 곁에 지켜앉아 찜질도 해주시고 팔다리도 주물러주군 하시였다.
밀림속에는 해빛이 스며들지 못하여 해묵은 락엽이 두텁게 덧쌓여있었으며 그러다보니 산나물조차 제대로 자라지 못해 닥지나물 한웅큼 뜯자고 해도 먼곳에까지 가야 하였다. 제일 안타까운것은 심한 고열에 시달리는 환자가 계속 찬물만 찾는것이였다.
김정숙동지께서 찬물대신 더운 물을 입에 떠넣어주시였으나 환자는 넘기지 않고 찬물만 찾았다. 참으로 안타까우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찬물을 마시면 안된다고 눈물속에 호소하시였다. 그러시면서 혁명을 위해 참아야 한다고, 우리는 조선혁명을 끝까지 해야 할 사람들이 아닌가고 절절히 말씀하시였다.
김정숙동지의 호소에 환자는 이를 악물고 갈증을 견디여내며 병마와 싸웠다. 마침내 그의 병세는 호전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김정숙동지께서는 개울을 오르내리시며 가재를 잡아다 가재탕도 끓여주시고 멀리에까지 가시여 산나물을 뜯어다 그의 입맛을 돋구어주느라 애쓰시였다.
어느날 폭우가 쏟아지더니 밤에는 세찬 비바람이 불어치고 초막지붕까지 날아나버리였다.
사납게 몰아치는 비바람속에서 환자는 떨기 시작하였다. 그의 병세가 더 위험해질수 있었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자신의 옷을 벗어 환자에게 입혀주시고 자신의 담요도 씌워주시였다. 대줄기같은 비발을 한몸으로 막으시며 환자를 꼭 껴안으신 김정숙동지께서는 나직이 혁명가요를 부르시였다. 그러시고는 힘을 내라고, 우리는 이 밤을 이겨내야 한다고 하시면서
김정숙동지께서는 이렇게 근 한달동안 환자를 정성껏 간호하시여 그가 다시 대오에 서게 하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