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를 입력하십시오. 금지문자입니다.
발깔개통에 깃든 사연

    주체35(1946)년 1월 어느날이였다.

    낮부터 시작된 눈보라는 해가 기울어서도 멎지 않고 계속되다가 자정이 가까와올무렵 더욱 기승을 부리였다.

    엄동의 혹한은 폭신한 털모자와 털외투에 털신까지 받쳐신은 경위대원들의 몸에도 사정없이 휩쓸어들었다.

    그날도 보초소를 돌아보시던 김정숙동지께서는 보초병의 외투깃도 여며주시고 털모자끈도 바로 매주시고서야 자리를 뜨시였다.

    저택으로 돌아오시는 길에 김정숙동지께서는 경위대원들의 발이 시리지 않게 할 방법이 없겠는가를 곰곰히 생각해보시였다.

    그러던중 문득 항일무장투쟁시기 보초설 때 리용했던 발깔개통 생각이 드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보초소에서 돌아오시는 길로 손수 톱과 망치를 쥐시고 밤을 새워가시며 널판자로 통을 만드시였다. 그러시고는 거기에 벼짚을 꽁꽁 다져넣으시고 다시 널판자를 대고 못을 박은 다음 겉에는 개털가죽을 대여 폭신하게 만드시였다.

    이튿날 아침 경위소대장을 찾으신 김정숙동지께서는 산에서 투쟁할 때 하던 방법대로 발깔개통을 하나 만들었는데 어떤가 좀 보라고 하시였다.

    소대장이 그런 일이야 귀뜀만 해주시면 자기들이 다 할텐데 그런 일까지 하시면서 밤잠도 제대로 주무시지 못하면 어떻게 하는가고 김정숙동지께 울먹이며 말씀드리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인자하게 웃으시며 보초서는 동무들을 춥지 않게 해줄수만 있다면 몇백밤도 새우겠다고 하시며 빨리 보초소에 가져다 놓아주라고 말씀하시였다.

    소대장에게서 발깔개통에 깃든 뜻깊은 사연을 전해들은 경위대원들은 모두 뜨거운것을 삼키였다.

    경위대원들은 김정숙동지의 깊은 은정을 가슴깊이 새기며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를 결사옹위할 굳은 결의를 다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