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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인에게 주신 솜옷

    주체22(1933)년 초의 어느날이였다.

    반일인민유격대가 적을 치고 적지 않은 물자들을 로획하였는데 그 가운데는 얼마간의 천과 솜이 있었다.

    구정부에서는 토론하던 끝에 그 천과 솜으로 부모없는 아동단원들과 홑옷을 입고 겨울을 나는 김정숙동지에게 솜덧저고리를 해입히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단벌치마저고리를 입으시고 모진 추위를 이겨내시던 김정숙동지에게도 솜덧저고리가 차례지게 되였다.

    그렇지만 김정숙동지께서는 자신이야 젊은 사람인데 홑옷을 입었다고 추위를 못이겨내겠는가고 하시며 어쩌다 차례진 그 솜저고리를 사양하시였다.

    구정부의 일군은 권하다못해 자기도 구정부에서 의논하여 결정한것을 어쩌지 못하겠다고 하면서 그 솜덧저고리를 김정숙동지곁에 그냥 두고갔다.

    그날밤 김정숙동지께서는 밤새워가며 그 솜덧저고리를 뜯어 고치시더니 다음날 아침 일제 《토벌대》놈들에게 두 자식을 잃고 홀로 사는 로인의 집을 찾아가시여 그에게 드리시였다.

    그러자 그 로인은 자기야 뜨뜻한 구들에 앉아있는데 솜옷이 없다고 겨울을 못나겠는가고 하면서 솜옷은 늘 밖에서 돌아가는 김정숙동지께서 입으셔야 한다며 김정숙동지에게 그 솜덧저고리를 돌려드리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토벌대》놈들이 자꾸 달려드는데 혹시 무슨 일이 있을지 아는가고 하시며 솜옷을 로인에게 입혀드리시였다.

    솜덧저고리는 로인에게 꼭 맞았다.

    로인은 자식들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 해도 이처럼 다심히 보살펴줄수 있겠는가고 하며 김정숙동지의 그 은정에 거듭 사의를 표시하며 눈굽을 적시였다.